[포닥 1년차] 22년 한해 연말 결산 (22.12.17)
22년도 2월에 박사 학위를 받고, 올 한 해 꽤 많은 일들이 있었던 것 같다.
작년 12월 말에 마지막 박사 과정의 일기를 썼는데, 그 이후 일어난 1년 동안의 일들을 회고해본다.
[박사 일기: 최종 편] 박사 학위 심사 일기 링크: https://jinsustory.tistory.com/236
올해는 크게 네 가지 카테고리로 기간이 구분되었던 것 같다.
박사 학위 전 (2개월) / 국내 박사 후 연구원 (4개월) / 개인 연구 기간 (2개월) / 해외 박사 후 연구원 (4개월)
[22년도 1월 ~ 2월]: 박사 학위 수여 이후 잠시의 숨 고르기
- 작년 12월 말에 박사 학위 발표를 무사히 마치고, 주변 분들에게 감사 인사를 열심히 다녔던 것 같다.
- 학위 논문에 몇 자를 적었고, 박사 심사를 맡아주신 다섯 분의 교수님 포함한 이웃 교수님, 연구를 도와주셨던 산/학/연 박사님, 연구실 선후배들에게 학위 논문을 돌렸다.
- ISTJ 답게 학위 논문 제본 맡길 때 정확한 부수를 counting 해서 전부 드렸던 기억이 난다.
- 그리고, 가족 전부가 포항으로 내려와서 2박 3일 함께 시간을 보내면서 축하를 해주었던 시기였다. 이때만 해도 해외 포닥 진로가 결정되지 않아서 열심히 인터뷰 준비도 하였다.
- 설 연휴 때 포항에서 조용히 인터뷰 준비를 하였고, 성공적으로 인터뷰 발표를 마쳤었다.
- 이 시기에는 해외 포닥을 위한 구직 활동과 이력서 다듬기, 소셜 활동 (온라인/오프라인)을 적극적으로 시작했던 시기였던 것 같다.
- 포닥 진로에 대해 교수님분들에게 상담을 많이 받았었고, 그 덕분에 지금 와서 보니 가장 좋은 결정을 내릴 수 있었다.
[포닥 준비] 오퍼 후기 및 준비과정 총 결산 (22.05.27) 링크: https://jinsustory.tistory.com/280
[22년도 3월 ~ 6월]: 약 4개월 간의 국내 박사 후 연구원
- 나를 고용했던 산학 전담 교수님과의 약간의 밀당을 했던 시기였다. 남아있는 과제 종료 시점까지는 확실히 남아있되, 그 이후에는 내 진로가 확실히 결정되는 시기에 언제든지 갈 수 있다고 말씀드렸다.
- 좋은 월급으로 연구원 계약을 하였다. 월 600 만원 정도에 과제 연구 수당을 따로 받았다.
- 박사 과정 내내 정말 많이 구르면서 일했던 것을 일시불로 보상(?) 받았던 것 같다.
- 과제와 더불어 밀린 논문 작업을 열심히 했던 시기였다.
- 이 때도 사람들을 열심히 만나면서 미처 전달하지 못했던 박사 학위 논문을 드리고, 주변 교수님들에게도 포닥을 떠난다고 말씀드리면서 인사하러 돌아다녔다.
- 감사하게도 여러 선배 교수님분들이 박사 학위를 주제로 한 세미나를 주선해주셨고, 그 과정에서 나름대로 과거 일들을 정리할 수 있었다. 나중에 전부 배로 갚아야 하는 빚이 생겼다.
[22년도 7월 ~ 8월]: 국내 박사 연구원 퇴직. 그리고 서울 본가에서 개인 연구 및 출국 준비
- 포닥 오퍼가 확실히 정해진 이후 퇴직 의사를 말씀드리고 연구실을 떠나 집으로 왔다.
- 앞으로 얼마가 될지 모르는 해외 생활을 앞두고 부모님과 시간을 많이 보내는 선택을 했던 시기였다.
- 더 이상의 산학과제로 인한 시간 낭비를 줄이고 개인 연구 시간을 확보하는 것이 더 중요했다고 판단했다.
- 이 시기에 후속 연구로써 두 편 정도의 연구를 진행하여 급하지만 초안 원고와 결과를 뽑았던 것 같다.
- 주저자 논문 두 편의 리비전도 같이 했었던 시기였다.
- 두 달 정도의 국내 박사 경력을 포기하고, 금전적으로도 꽤 큰돈을 포기하였었지만 지금 와서 보면 큰 후회는 없다.
- WIX를 이용해서 개인 홈페이지를 만들었고, 이제 본격적으로 포닥 나가기 전 내 홍보를 위한 간판을 걸어두었다.
- 해외 포닥 주거지를 알아보았고, 다행히도 괜찮은 집을 계약할 수 있었다.
[22년도 9월 ~ 12월]: 약 4개월 간의 해외 포닥 적응기
- 포닥을 오자마자 한 두 달 정도는 사람들을 많이 만나려고 노력했다. 한인들도 꽤나 많은 동네였고, 통틀어 서른 명 이상의 사람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었던 것 같다.
- 오자마자 자전거를 사고, 자전거 통학을 시작했다. 지금 생각해보면 강제 운동이 되어서 꽤나 도움이 된 듯하다.
- 바쁘기 전에 틈틈이 주변 관광도 했던 시기였다: 미국 특정 주에는 시티 패스라는 것이 팔아 이것을 사면 조금 더 싸게 패키지로 관광을 다닐 수 있다.
- 생활 적응과 함께 본인 연구 주제 발굴 / 같은 연구실의 동료 들과의 잠재적인 공동 연구 포인트를 생각했던 것 같다.
- 프로젝트 킥오프 미팅을 잘 마무리하였고, 그 안에서의 나의 포지셔닝을 확실히 알리려고 노력했다.
- 초안 연구 결과, 그리고 큰 그림으로써 내가 해야 할 일에 대해 방향성을 구체화할 수 있었던 시기였다.
- 운이 좋게 국내 대학교 임용 세미나 면접까지 준비해 보면서, 향후 포닥 생활에 있어서의 큰 그림을 그려 볼 수 있었다. 포트 폴리오 준비를 어떻게 할 것인지, 공동 연구를 어떻게 할 것인지, 나의 연구를 어떻게 확장할 것인지 등.
- 아직까지 나에게 큰 결과를 바라는 것이 없어서 그런 것인지 교수님과의 관계는 크게 문제가 없는 듯하다.
- 국내 연구로 마무리되지 못했던 논문이 3편으로 줄어들었다. 더 이상 국내 연구로 일을 벌이지 않기로 결심했다.
- 첫 번째 논문은 국내 포닥 시기부터 서울 본가에서 개인 연구를 했었던 주제였는데, 최근에 리젝을 당하고 논문 구조부터 잡는 단계로 돌아왔다. 내년 초에는 다시 투고될 듯하다.
- 두 번째 논문은 연구가 끝났다. 원고가 완성되어 있고, 위 논문 게재 승인 이후 투고 예정.
- 세 번째 논문 역시 연구가 끝나고 원고가 거의 완성되어 국내 지도 교수님과의 합의 이후 바로 투고할 예정.
[2023년도]: 보다 풍성한 성과의 한 해가 되길 바라며
2023년도는 포닥 경력으로 2년 차, 해외 포닥 경력으로 카운팅 하면 1년 차이다.
나에게 중요한 것은 딱 한 가지, “양질의 논문”이다.
국내에서 마무리되지 못한 세 편의 주저자 논문, 그리고 해외 PI와 현재 기획하고 있는 주제의 연구 결과가 가시화되기를 바란다.
1) 국내 논문은 윤곽이 어느 정도 잡혀있기에, 시간이 해결해줄 것으로 보인다.
2) 현지 논문이 가장 큰 문제이다. 23년도 11월에 게재 승인을 받기 위해서 필요한 시간을 역산해본다면, 적어도 23년도 7월에는 투고가 진행되어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적어도 6월에는 연구가 마무리 지어져야 한다. (넉넉하게 한 달의 원고 작성 시간을 가정했을 때) 그러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연구 퍼즐 조각이 최소한 내년 3~4월까지는 완성이 되어야 한다. @_@ 시간이 3~4개월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을 인지해야 한다. 다행히도 아직까지는 나에게 펀드를 주는 한 개의 프로젝트만 전담하고 있기 때문에 이 황금 같은 시간을 잘 보내야 한다. 연구자에게 대가는 늘 선불로 치러진다.
3) 내년 하반기가 되면 (혹은 그 이전이라도 국내 논문이 모두 게재 승인된 시점 이후) 24년도 논문 아이템 발굴을 위해 새로운 작업이 필요하다. 국내에서 미처 출판하지 못했던 (노력만 들인다면 어느 정도의 성과가 보장된) 아이템을 두 건 정도 잘 선별해놔야 한다.
4) 임용 최종 경쟁에서 지고 나서, 포트폴리오의 중요성을 느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나만의 단독 연구 수행에 대해서도 아이템을 발굴해보기로 했다. 내가 여태까지 접하지 못했던 주제를 대상으로 1년 정도 진득하게 공부해보면서 내공을 쌓아보기로 하였다. 나의 네트워크 안에 이 연구를 도와줄 수 있는 공동 연구 보조를 섭외했다. 1년짜리 LONG-TERM 개인 프로젝트를 내년부터 잘 진행해보도록 한다.
크리스마스를 한 주 앞둔 오늘 학교가 졸업식으로 꽤나 한산했다. 졸업 가운을 입은 졸업자들이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을 보니 작년이 생각난다.
내년에는 크리스마스는 여유를 만끽할 수 있기를 바라며. 오늘의 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