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일기] 열매는 언제 수확해야 하는가? (2)
23.04.18
오늘 오전, 한 시간 가량의 PI와 미팅이 잘 마무리 되었다.
약 한달 전에 새로운 토픽을 소개받았었고, 첫 번째 연구 주제의 마지막 파트 구현에 대한 숙제였다.
확률 최적화 (링크): Introduction - Stochastic Programming
https://jinsustory.tistory.com/403
한 달간 여러 번의 피드백 끝에 - 서로 동의할 수 있는 결과를 얻었고, 드디어 첫 번째 주제를 wrapping-up하고 다음 주제로 넘어가는 것에 합의가 모아졌다.
지난 번에 이어서 열매 수확 타이밍에 대한 추가적인 나의 생각을 적어본다.
열매는 언제 수확해야 하는가? (1) (1-5번) (링크):
https://jinsustory.tistory.com/397
6. 연구의 시작과 끝
- 연구는 늘 시작보다 마무리가 어려운 것 같다. 연구는 흥미로 시작하지만, 인내로 마무리 해야하기 때문이다.
- 사람의 직관이라는 것이 있어서, 연구 아이템이 발굴된 이후 어느 정도의 연구 진척도만 가지고도 연구 결과를 예상해볼 수 있다.
- 그 뒤로 흥미가 팍 식게되면 귀찮은 마무리 작업만 남게되는데, 그 때부터는 온전하게 포닥의 몫이며, 포닥의 역량이다.
- 얼마나 빠르고 깔끔하게 마무리를 지을수 있는가? 박사과정과 포닥의 유일한 차이다.
- 박사 과정이 2년걸려 마무리할 것을 포닥은 1년이내에 마무리 지어야한다.
7. PI와 포닥의 이해관계
- 6번의 맥락으로부터 자연스럽게 도출되는 결과이다. 슬슬 PI와 포닥의 관심사(?)가 달라지게 된다.
- PI 입장에서는 결과를 도출하였기 때문에, 최종 결과에 대해서는 적당히 체크정도만 해주면 그 뒤로는 포닥이 알아서 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으며, 그렇기 때문에 PI는 더 앞선 과정에서 흥미로운 질문을 찾고 후속 연구를 위한 논리 전개를 계속 이어나가게 된다.
- 반면, 실무를 수행하는 포닥 입장에서는 이 결과를 수확하기 위해서는 "끝까지 마무리" 해야한다. 마무리라함은 완결된 결과를 바탕으로 피규어를 도출하고, 연구 중반 이후부터 어느정도는 잠정적으로 내려진 결론에 대해서 글로 마무리 짓는것이다.
- PI 입장에서는 본인이 고용한 포닥이 완성된 결과를 마무리하기 위해 논문 작성을 하는 것 보다, 자신이 원하는 흥미로운 토픽에 대한 조사와 연구를 빠르게 진행해주기를 원한다.
- 이 지점에서 PI와 나의 이해관계가 달라진다. 이전까지는 PI와 내가 같은 목표를 함께 달려가고 있지만, 여기서부터는 시간 배분을 잘해야 한다.
8. 논문 작성과 미팅 준비
- 포닥은 이때부터 논문 작성이라는 사이드 잡이 생긴것이나 다름없다. 논문 작성을 짬을 내서 하면서 동시에 두 번째 (+ 세 번째) 연구 주제의 진행시켜야 한다.
- 매주 미팅할 때마다 논문 작성된 결과만 들고가면, PI입장에서는 특별하게 코멘트해줄 사항들이 없다 - 이미 다 알고 있는 결과를 글로 풀어서 가져간 것이기 때문에 흥미도 없다. 영어 문장과 표현 수정해주는 정도?
- 매주 PI와의 미팅 시간은 굉장히 소중하기 때문에 - 보다 값어치 있게 활용해야 한다. PI의 지혜를 최대한으로 뽑아낸다
- 따라서, 매주 미팅에서는 다음 연구 주제에 대한 논리전개와 자료 조사 결과물을 가지고 가면서 PI와의 이해 관계를 다시 일치시키려는 노력을 하면서 다음 리서치 아이템을 궤도에 올려야 한다.
- 시간은 한정되어 있고, 물리적으로 갈아 넣는 것 또한 지속 가능한 방법이 아니기에 - 적당한 밸런스를 맞춰서 논문 작성 시간을 확보하고 연구도 진행해야 한다.
9. 원고 작성은 짧고 굵게해야 한다.
- 몇편의 논문을 출판하고 느낀 사실인데, 원고를 작성하는 것은 어떤 영감을 받아서 하는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 체계적으로 각 섹션 (Method / Results / Discussion / Conclusion / Introduction / Abstract)에서 필요한 문장들을 서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 창조적인 파트의 일은 이미 피규어 도출과 PI와의 디스커션에서 모두 끝났으니 이것을 빠르게 글로 옮겨 적어야한다.
- 따라서 짧고 굵게 원고 작성이 끝나는 것이 일반적(혹은 정상적)이다.
- 포닥이 되고서는 원고작성의 데드라인을 일주일로 잡았다 (피규어 도출 이후 - 워드파일을 열어서 6천자 정도의 분량을 작성하는데 소요되는 시간을 견적내었다).
결론:
4월이내로 원고 작성을 마무리 해보기로 한다.
5월 중 서브밋을 목표로 하고, 투고 프로세스가 잘 풀려서 9월 이내로 승인 게재가 된다면,
세 번째 임용 시즌에서 써먹을 수 있는 실적이 된다.
지금 계획대로만 된다면 나름(?) 미국 포닥 1년차는 선방한 셈이다.
오늘의 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