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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03.16

오늘은 PI와 미팅이 깔끔하게 잘 끝났던 날이다.

그리고 여태까지의 결과로 작지만 독립적인 한 가지 연구 주제에 대해 결론을 내릴 수 있었다.

 

 

새로운 주제로 연구를 시작하게 되면서, 내가 느꼈었던 감정을 처음부터 돌아가서 정리해봤다.
부제: 논문 쓰는 타이밍 잡기

1. 새로운 분야/주제를 알게 된다.
- 해당 분야에 대해 따라잡기 위해 이것저것 열심히 자료 조사를 하고, 어떤 novelty가 있을지 고민해보게 된다.
- 어떤 자료를 읽어도 신선하기 때문에 서지관리/아이디어 정리/기존 연구 습득를 하면서 PI와 계속해서 디스커션을 하게 된다.
- 어떤 그룹에서 이런 연구를 해왔는지 네트워크 맵을 충분히 넓게 잡고 그려야 한다.
- PI입장에서는 나를 빨리 가르쳐야 할 의무(?)가 있어서인지 최신 논문들을 계속 보내줬던 것 같다.


2. 내 아이템이 어느정도 정해진다.
- 문헌 보고자료들에 기반해서 기존 결과를 재현해보면서, 남들이 쌓아올린 베이스캠프에서 한 단계 올라가보는 시도를 하게된다.
-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시도 하지 않았던 포인트를 고민하고, 그러한 포인트들이 의미가 있을 것인지 PI와 디스커션 하면서 어느 공감대가 형성되게 된다.
- 내 경우에는 연구 차별포인트가 주로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는 산업계 리서쳐들의 고민을 이해하면서 그것을 아카데믹하게 풀어나가는 과정에서 모아졌던 것 같다.


3. 피규어가 나오기 시작한다.
- 팀원들의 문제 해결에 일부 해결하면서, 프로젝트 전체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계속해서 산을 올라간다.
- 그 과정에서 종종 의미있는 결과물들이 '피규어'로써 정리가 되고, 이런 피규어들은 한 개의 독립적인 연구주제를 잘 보여주는 결과물이 된다.
- 학계에 있는 PI와 포스닥 신분인 나로서는 중간중간 연구 결과에 대해서도 정리해서 출판하고 싶어하기 때문에 이 때부터는 열매의 수확에 대해 함께 고민 하게 된다.
- 이 시기를 놓치면 다 익어 버린 열매의 수확 타이밍을 놓치게 되는데, 점점 바빠지기전에 바짝 논문 작업을 해야 한다.

 


4. 새끼 주제 
- 3번에서 논문 작업을 진행하면서 동시에 프로젝트의 팀원들이 원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연구를 함께 진행해야 한다.
- 그런 과정에서 첫 번째 주제의 논리 전개가 새끼 주제로 이어진다.
- 새끼 주제로 갈수록, 문제가 조금 더 복잡해지는 것 같다.
- 한 개의 독립적인 연구결과를 출판하는 속도보다 새끼 주제가 발굴되는 속도가 훨씬 빠르기 때문에, 적당히 확장하고 열매를 수확하려는 시도를 함께 해야한다.
- 밸런스를 맞추지 못하면 일만 잔뜩 열심히 하고, 내가 가져가는 크레딧이 없어진다.

 


5. 열매를 언제 수확해야 하는가?
- 첫 번째 연구 주제에 대한 명확한 결론이 나오고, 피규어도 어느 정도 나오기 시작한 시점부터는 PI와 잘 합의를 이끌어내서 논문 작성을 연구와 함께 진행해야한다.
- 이 과정이 빠를 수록 그 다음 주제 리서치 역시 탄력을 받을 수 있다.
- 페이퍼웤을 하는 과정에서 내가 어떤 부분을 피상적으로만 이해하는 지 알 수 있고, 그러한 빈틈을 채우는 과정에서 문제에 대한 이해도가 깊어진다.



곧 미국 PI와 논문 작성을 하게된다면, 다시 한번 느낀 점들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한 줄 결론: 일도 열심히 하되, 중간중간 결론을 잘 정리해서 출판물로써의 결과를 내야한다.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결과물은 첫 해 1편, 두번째 해 2~3편이다.

이 정도면 독립적인 연구자로써 충분히 인정받을 수 있으리라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