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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장은 첫 문단부터 너무 마음에 들었다. 원 저자가 썼던 부분을 그대로 옮겨서 적어보았다.

"오전부터 번역이나 집필 같은 고도의 집중력이 필요한 작업에 몰두하다보면 오후엔 머리가 멍하거나 아파올 때가 있습니다. 그러면 작업하던 것을 모두 놓고 집 뒤의 산으로 갑니다. 산길을 걷다 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두통이 사라져요. 뿐만 아니라 특별한 일이 없어도 매일 산책을 나가는데 숲은 매번 다른 느낌으로 다가옵니다. 비가 오면 비가 와서 비가 그치고 나면 비가 그쳐서, 해가 내리쬐면 햇살이 나뭇잎 사이로 살랑살랑 비쳐서 좋습니다. 특히 비가 온 다음에는 물을 머금은 숲이 색다른 향기를 내 나도 모르게 깊게 숨을 들이 마십니다. 묵은 낙엽과 비가 어우러져 풍기는 향기에 스트레스도 풀리고 기분이 좋아집니다."


학위 과정 (또는 연구)에서 가장 필요한 요소가 아닐까 싶다.

사실 라틴어 수업은 올해 초에 다 읽었다. 1년 사이 학위 과정 중 슬럼프와 스트레스를 겪고 극복하고 난뒤 이 책을 다시 읽어보니 이런 구절이 있었구나 하고 공감이 많이 되었다.

올해 내가 내린 결론 역시 위의 저자가 썼던 부분과 다르지 않다. 슬럼프를 극복하는 방법은 스트레스를 건강한 방법으로 해소해주는 것이었다. 그리고 지속적인 노력.

 


내가 하는 것들도 어떻게보면 고도의 집중력을 요하는 작업들이 많다. 자질구레한 행정을 제외하고는 노래 들으면서 가볍게 할 수 있는 것들도 아니고, 졸리거나 술취한 상태거나, 심신이 힘든 상태에서는 올바르게 해내지 못한다.

그럴 때 굳이 연구실에서 오래 앉아있어 시간을 보내기 보다, 산책을 통해 기분전환 하는 편이 훨씬 나은것 같다.



다시 돌아가서 타이틀 문장을 본다면,

"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 이는 로마 공동묘지 입구에 새겨진 문장이라고 한다.

인간의 존재는 유한하고 타인의 죽음을 통해 나의 죽음을 생각하라는 뜻이다.

인간은 영원하지 않고, 타인을 통해 기억되는 존재이다. 이 말 역시 공감이 많이 되었다..

어찌보면 내 학위의 궁극적인 목표도 이런 것이 아닐까 싶다.

 


Hodie mihi, cras tibi
호디에 미기, 크라스 티비
오늘은 나에게, 내일은 너에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