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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 09. 20 (수)

1. 개강

새 학기가 시작한지 벌써 몇주가 지나간다.

방학 때는 참 학교가 조용했었는데, 어느새 학교가 북적북적하다 :)

 

일년전 이맘때쯤 느꼈던 모든 것이 낯설었던 공기가 아닌, 오히려 특별할 것이 없는 일상이다.

그리고 학기가 시작한지 얼마되지 않아 랩이 많이 분주하다.

새로 합류한 포스닥은 아직 랩 공간을 얻지 못해서 원격으로 그룹 미팅을 들어오고,
PI는 여기저기 학회 및 외부 행사로 바빠서 나를 포함한 그룹 멤버들의 매주 정기 미팅 일정이 정해지지 않았다.

덕분에 9월달의 월간 프로젝트 회의는 급하게 일정이 변경되고, 번갯불에 콩 구워먹듯이 끝났다.

2. 몇 가지 진도

다행인 점은 Principal Engineer 가 계속해서 숙제를 내주는 바람(?)에 세 번째 연구 주제를 어느 정도 구체화시키고, 초안이라고 할 수 있는 결과를 뽑을 수 있었다.

오늘 엔지니어와의 짧은 미팅, 그리고 PI와 미팅을 하고나서 일어났던 일들을 정리할 겸 일기를 남긴다.

2.1 첫 번째 열매

• 프로젝트는 굵직하게 두 가지 파트에서 큰 문제를 해결해야 했는데, 그 중 첫 번째 파트에 대한 다소 일반적인 질문이 바로 첫 번째 연구주제였다.
• 공학의 다양한 관점에서 시스템을 분석하고, 팀원들에게 시스템 측면의 이해도를 높여주는데 기여할 수 있었다.
• 팀원들도 어느 정도는 엔지니어의 감으로써 짐작하고 있었던 결과들을 정량했다는 것에 점수를 준다.
• 비록 내가 예상한 타임라인보다는 많이 밀렸지만, 투고된 원고는 3일만에 칼같이 리뷰에 들어갔다. (굿뉴스!)

 

정말 오랜만에 보는 Under Review

2.2 두 번째 열매

• 첫 번째 연구에서는 다소 일반적인 질문에 대답했다면, 이것을 보다 구체화/발전시켰는데, 기술적인 부분을 조금 더 파면서 두 번째 연구주제를 잡을 수 있었다.
• 이 과정에서 옆 연구실 대학원생 한명과 우리 연구실 대학원생 한명의 파워를 빌려서, 결과를 '거의' 뽑을 수 있었다.
• 첫 번째 논문을 쓰는 과정에서 PI와 합을 조금 더 맞출수 있었는데, 이번에는 타겟 저널을 먼저 정하고 거기에 맞게 원고와 피규어를 준비했다 - TOP-DOWN 식?
(주: 오프라인 프린트물로 발행되는 일부 저널들에서는 원고의 분량을 타이트하게 제한하기도 한다.)
• 피규어를 응축시키고 많은 부분들을 서포팅으로 빼고, 진짜 필요한 피규어를 고민하는 등 - 내용을 최대한 응집해서 원고를 재구성했다.
• 올해 안에 투고하면 성공적일 듯 하다.

 

2.3 세 번째 열매

• 두 번째 연구 주제를 조금 더 확장시키니, 프로젝트 현장에서 겪는 문제와 드디어 만날 수 있었다.
• 첫 번째로 받은 데이터가 잘 피팅되고 나니, 이것을 베이스 캠프로 삼을 수 있었다.
• 추가적인 분석을 하면서 필연적으로 더 많은 데이터가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고, 견고한 이론적 배경에 기반한 풍부한 결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
• 데이터를 요구하기 위한 사전작업을 계속 진행 중이고, 어찌보면 내가 박사 학위 받으면서 했던 일부와 겹치기도 한다.
• 박사 학위 과정 동안에는 상용 소프트웨어를 써서 여러가지를 시뮬레이션했다면, 지금은 바닥부터 코드를 전부 짜는 중이다.
• 바닥부터 코드를 짜다보면서, 꽤 흥미로운 문제를 발견했다. 사실 덮어놨던 문제였는데, 이제 끄집어내서 제대로 다룰 때가 온 듯하다.
• 작년 12월 14일에 PI와 주고 받은 메일이다. 


"This can be quite the rabbit hole to go down.
My general feeling is that in XXX the concentration changes (...)
This level of detail of modeling the YYY is not particularly easy or valuable.
This has caused significant problems in ZZZ in WWW’s model to keep this stable."


한 마디로 요약하자면 가성비 똥망 연구+상용소프트웨어를 쓰는 대학원생도 비슷한 문제를 겪고 있는 중 정도?

• 오늘 이 문제를 끄집어내서 미팅을 하러 갔더니 PI도 몇일전에 옆랩 교수와 이 문제에 대해서 디스커션했다고 언급했다.
• 기존의 거의 대부분의 연구자들이 이 부분을 제대로 다루지 않았다는 것이 결론이었다. 파볼 가치가 충분히 있어 보인다.
• 이를 해결하면 세번째 논문이 되고, 프로젝트의 Part I을 잘 마무리 지을 수 있을 듯하다.


오늘은 여태까지 미뤄왔던 숙제를 수면위로 끌어 올린 것으로 만족한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올한해 동안 최선을 다해볼 것!

 

다음 편에는 내가 생각하는 "전문가의 기준"에 "시리즈 논문" 대해서 써보려고 한다.

일기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