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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의견과 책 속에서 인용했던 말을 구분하기 위해, 저자의 말은 전부 italic으로 표시하였다.

1장에서는 산업혁명 이후 근, 현대 사회의 노동과 자본에 대해 역사적인 배경을 다루었다. 한 때 근면성이 터부시되었던 시대가 있었다는 것을 보면, 정말 다른 시대에 살고 있는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이전에는 자본으로 막대한 부를 이룩했었고, 중산층으로 내려갈수록 더 많은 노동을 해야만했었다. 하지만, 전례없는 사회/경제 제도의 변화에 따라 중산층들은 일할 기회조차 얻지 못할 정도로 격차가 벌어지고, 엘리트 노동력에 대한 수요가 점점 증가하고 있다고 서술한다.

또한, 저자가 말하기를
 "이제 상류사회에서는 근면성이 높은 평가를 받는 반면에 한가한 삶은 경멸을 받는다. "어떻게 지내요?"라는 지인의 인사에 대한 적절한 대답이 "너무 바빠요"라는 것은 부유층 사람이라면 누구나 아는 상식이다. 오늘날 일하는 부유층은 자신들의 수요가 높다는 사실을 뽑낸다. (p. 47)

그리고 저자는 그 뒤로 능력주의에 대해 두 가지 측면에 대해 특성을 짚어주고 이에 대해 그 문제점이 무엇인지 자연스럽게 도출해낸다.
 첫 번째: 교육의 치열하고 경쟁적인 훈련과정
 두 번째: 엄청난 근면성 요구와 과도한 보상

아이비리그는 '가장 우수하고 명석한' 학생들을 공략하지도, 받아들이지도 않았다. 그보다는 미국 명문가 자제들의 사회적 품격을 유지하고 연마하는데 치중했다. (p. 50)


1장에서는 정말 간단하게 현상에 대한 묘사만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읽는 내내 숨이 턱턱 막혔던 것 같다. 시대가 정말 많이 바뀌었음을 체감할 수 있었다.

최근 채용시장만 봐도 그렇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이러한 트렌드는 인공지능(AI)과 코로나(C19) 두 개가 시너지를 일으켜서 더욱 더 빠르게 가속화시킬 것이라고 생각한다. 인공지능은 단순 노동에 대한 수요를 없애버렸고, 질 낮은 노동을 전부 대체할 수 있는 시대가 되도록 만들었다. 코로나는 경기침체와 둔화 그리고 비대면이라는 새로운 시대 속에서 고용인과 피고용인 사이에서의 역학 관계를 많이 바꾸어 놓았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두 개의 트렌드가 맞물려서 앞으로 당분간은 이러한 트렌드가 계속될 것 같다. 어느 미래에 역치에 다다른 시점에서 이런 것들이 붕괴될 수는 있겠지만, 쉽게 예측할 수 없어 보인다.

 

책 내용을 더 살펴보자면, 법률, 금융, 경영의 직업에서의 사례를 소개해주었다. 그러면서 직업의 유형에 관계없이 터무니없어했을 긴 근무시간을 요구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엘리트 교육, 기량, 근면성이 지위뿐만 아니라 소득으로까지 이어진다고 주장했다. (p. 58)

 

공학의 경우도 어떠한지 살펴보면 틀린 말이 아닐수도 있겠다라고 생각이 들었다. 정말 희소성 있고, 유능한 엔지니어의 몸값은 시간당 2~30만원까지도(?) 간다는 이야기를 들어본적이 있다. 실제로 바깥 세상이 그런지는 아직은 모르겠지만...사회가 호락호락 하지 않음을 책으로 나마 간접적으로 느낀다.

 

특히, 미국의 불평등이 유독 두드러지는 까닭이 능력주의라고 서술한다.

 

미국에서는 상위 1%의 가구가 전체 소득의 20%를, 상위 0.1%의 가구가 전체 소득의 10%를 차지한다. (p. 61)

다시 말해 경제 불평등이 심화된 원인은 노동에서 자본으로의 소득 이전 때문이라기보다는 중산층 직업에서 상위 직업으로의 소득 이전 때문이다. (p. 61)

 

이어서 이념과 정치에서도 이러한 키워드가 어떻게 작용하는지 설명해준다.

 

두 진영 모두 불평등이 능력주의로부터 이탈 때문이라고 비난하는 한편, 내심 현재보다 강화되고 개선된 능력주의를 경제 불평등의 해결책으로 간주한다.  다시 말해 능력주의는 이 시대의 기본 상식이다. (p. 65)

 

책에서는 이러한 주장들의 결국 유권자들에게 책임을 덜어주기 때문이라고 주장하는데, 진지하게 생각해볼만 한 주제라고 생각했다.

 

1장의 결론은 능력주의의 이상 그 자체에 저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막을 내린다. 1부를 다 읽고 나서 자신을 되돌아 보았다. 나 역시 위에서 언급했던 현 시대가 주장하는 능력주의 사상이 한껏 심어진 사람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러나, 아직 그래서 어떤 방향으로 나아가야할 것인지 잘 그려지지 않았다. 능력주의에 저항한다는 것이 현실에서 내가 하고 있는 일들에 대한 도피처가 되지 않았으면 한다.

 

이 책을 다 읽고 나서, 나만의 뚜렷한 철학이 생겼으면 한다.

 

1장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