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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장이다.


오늘날 능력주의는 다시 한번 중산층의 삶을 바꿔놓고 있다. 다만 이번에는 나쁜 쪽으로 바꾸고 있다. 중산층이 가난해진 것은 아니다. 그럼에도 현재 중산층의 삶은 능력주의의 여파로 전보다 훨씬 더 못하다. (p. 75)


저자는 미국 미시건 주의 한 도시를 사례로 들어 이에 대해 상세하게 묘사해주었다. 여러 가지 통계값 (중위 가구 소득, 빈곤율을 포함한 여러 가지 역사적 사실들)을 인용해서 변화가 어떤 식으로 진행되어 왔는지 묘사했다.
이 과정에서 능력주의가 몰고가는 사회가 대부분의 사람들의 삶과 다르게 흘러감을 지적한다.


능력주의는 할 일을 잃어가는 중산층의 사기를 떨어뜨리며 중산층에게서 소득, 힘, 위신을 차단한다. 더욱이 능력주의의 덫이 일자리를 잃는 중산층에게 직업이 주는 소득과 지위를 허용하지 않는 그 순간에도 능력주의는 이 근면성을 지위를 얻고 유지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요소로 만든다. (p. 79)


굉장히 무서운 말처럼 들렸다. 승자 독식의 세계가 결국 능력주의라는 것인데, 이게 국가적 차원에서 정말 이로운 것인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 앞으로 시대는 천재 한명 또는 뛰어난 누군가 한명이 십만명 백만명을 먹여살리게 될 것이다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었다. 이는 마치 이 글에서 설명했던 소득 분포와도 같은 양상 이었다. 그리고 이는 저성장 시대의 돌파구를 뚫을 수 있는 패러다임을 바꿀 수 있는 무엇인가가 필요하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그렇다고 해서 위 두 사실이 같이 존재해야하는 것인지? 에 대한 고민은 해볼 수 있을 것 같다. 다시 말해 내가 하고 싶은 말은, 뛰어난 인재를 길러낼 수 있는 시스템이 꼭 능력주의여야만 하느냐는 것이다. 책을 더 읽어보면 저자의 생각도 들을 수 있겠지만 문득 궁금해졌다.


기회가 사라진다라는 소제목을 달고 저자는 교육에 대한 힘에 대해 역설한다.

능력주의 엘리트는 과거 그 어느 시대에 나타난 엘리트보다 교육하는 방법에 능통하다. 실제로 이들은 그 무엇보다 교육에 대해 잘 안다. (p. 81)


우리나라도 교육열이 굉장히 심한 편이라고 생각했는데, 미국은 이것 보다 더하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누구나 쉽게 생각할 수 있는 이너써클의 선순환과 그 흐름에 편승하지 못한 대다수의 악순환에 대해 너무나도 명쾌하게 설명한다. 이 저자가 강조하는 바에 매우 동의했다.

종합적으로 이 같은 패턴은 사회적 이동성을 크게 제한한다. (p. 83)

한 마디로 개천에서 용나는 시대는 지났다라는 것이다. 이 장을 조금 더 읽다보면, 이러한 현상의 부작용이 사회적 통계으로써 어떻게 나타나는지 보여준다. (자살율, 약물 과용, 알코올 남용, 우울증 진단, 불안장애 진단 등.)

이 책은 미국사회를 대상으로 쓰여졌기 때문에, 우리나라와는 완벽히 일치하지 않겠지만, 흐름을 견주기엔 충분했다.

 

또, 화이트칼라의 소금광산이라는 소제목 안에서는 오리 신드롬: Duck Syndrome이라는 용어가 나오는데, 이 부분도 공감되었다.

수면 위로는 미끄러지듯 움직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수면 아래에서는 정신없이 발을 휘저어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오리에 빗대.. (p. 107)

 

화이트칼라 사이에서도 비극적인 일들이 많이 발생한다는 것을 언급한다.

 

능력주의 직업 문화는 윷게에는 만족감을 줄지 모르지만 정신에는 타격을 준다. (p. 110)

극도의 피로는 엘리트 직장 어디에나 만연하다. (p. 111)

 

그런데, 이 글을 읽으면서 의아했던 것은.. 꼭 엘리트 직장이 아니더라도 이런 모습들이 전반적으로 만연해있다는 사실이었다. 저자가 언급한 수억대의 연봉을 받는 사람들이 아닌, 그냥 평범한 사람들이 다니는 직장에서도 "엘리트 주의 / 능력 주의"가 강요당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

 

여담)

2장을 읽으면서, 미국 사회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도 비슷한 흐름으로 가고 있다는 것이 느껴졌다. 이에 대한 반발심리 처럼 MZ 세대에서는 워라밸이 굉장히 중요한 키워드가 되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인 상황을 몇 줄 덧붙이자면,

나는 서울에서 굉장히 멀리 떨어진 지방 어느 조용한 도시에서 박사 과정 중인 대학원생이다. 이 글을 읽고 느낀 것은 "대학원생에게도 능력주의와 엘리티즘이 강요된다는 것을 느꼈다." 벌써 5년차가 되었고, 어느덧 주말 평일이 구분되지 않고 연구실로 출근하는 내 모습이 일상이 되어버렸다. 무언가를 하지 않으면 안될 것 같다는 불안감(?)이 항상 든다. 모더나 2차를 맞은 2일째에, 연구실 출근 대신 책 서평을 몇 글자 적어본다.

 

이런 삶에서 언제쯤 자유로워 질 수 있을까? 내가 바라는 "목표"가 비현실적인 것인지, 욕심이 많은 것인지는 생각해봐야 겠다. 그러나 변하지 않는 것은, 현재 시점에서 내 행동에 대한 평가라던지 가치가 매겨지지 않는 다는 것이다. 10년뒤를 바라보는 숨겨진 자산; Hidden asset을 모으고 있다고 생각해본다.